조직이 잊는다: 언러닝 설계의 부상
익히는 것만이 학습일까요? 어쩌면 지금 조직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배우는 능력'이 아니라 '버리는 능력'일지 모릅니다. HRD 현장에서 조용히 주목받기 시작한 언러닝(Unlearning)—기존의 지식, 습관, 신념을 의도적으로 해체하는 이 과정이, 2026년 조직학습의 새로운 설계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왜 지금인가
기술 변화의 주기가 짧아질수록,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빠르게 확산된 생성형 AI, 자동화, 직무 재편의 물결 속에서 조직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장벽은 '새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낡은 방식에 대한 집착'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프로세스, 검증됐다고 여겨온 의사결정 공식, 관리자가 경험으로 내면화한 리더십 습관—이것들이 학습을 막는 벽이 됩니다.
"언러닝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어렵다. 성공적인 경험이 쌓일수록 기존 방식을 버리는 데 더 많은 인지적 저항이 생긴다."
— Marcia Bates, 인지심리학·정보행동 연구 분야 인용
IBM Institute for Business Value(2023)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경영진의 59%가 조직 변혁의 최대 장애물로 '변화에 저항하는 기존 사고방식'을 꼽았습니다. 이는 스킬 부족(37%)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배움의 문제가 아니라 잊음의 문제인 것입니다.
언러닝: 버리는 것도 설계가 필요하다
언러닝은 단순한 망각이 아닙니다. 심리학자 Barry Oshry와 조직학습 이론가 Chris Argyris의 연구를 배경으로, 언러닝은 '의도적이고 구조화된 기존 지식의 재검토 및 해체 과정'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 인식(Recognition)
현재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는 전제, 관행, 태도를 명시적으로 인식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 없이는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HRD 관점에서는 성찰 저널, 360도 피드백, 인터뷰 기반 인식 촉진 워크숍 등이 활용됩니다.
2단계: 해체(Decoupling)
기존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는 단계입니다. 이는 단순한 규칙 변경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이 보장된 환경에서 '이 방식이 정말 맞는가'를 묻는 조직적 대화 설계를 필요로 합니다.
3단계: 재학습(Relearning)
해체된 자리에 새로운 지식과 행동을 채우는 단계입니다. 기존 학습 설계가 주로 이 단계에만 집중해 왔다는 점에서, 언러닝 설계는 전통적 교육훈련 패러다임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현장의 변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조직 문화를 '알고 있음(Know-it-all)'에서 '배우고 있음(Learn-it-all)'으로 전환하는 언러닝 기반 문화 변혁을 추진했습니다. 특히 성과 평가 체계에서 '경쟁적 스택 랭킹'을 폐지하고,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 기반한 협력·실험 문화로 전환한 것이 대표 사례입니다. 이는 기존 성과 방식을 '버리는' 조직 차원의 언러닝 설계였습니다.
국내 대기업 A사(제조업)의 사례를 보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현장 관리자들이 새로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 도입에 지속적으로 저항했습니다. HRD 팀은 기술 교육에 앞서 '나의 업무 방식 해부하기' 워크숍을 선행 설계하여, 관리자 스스로 자신의 의사결정 습관을 시각화하고 재검토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신규 시스템 활용률이 3개월 만에 유의미하게 상승했습니다.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이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고성과 학습 조직의 공통 특성으로 '버릴 것을 명시적으로 정의하는 학습 설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사점: 우리가 갖춰야 할 것
- 교육 설계 전, '언러닝 진단'을 먼저 하십시오. 학습자가 이미 가진 신념과 습관 중 새 학습을 방해할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단계를 교육 분석(Analysis) 앞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심리적 안전감을 언러닝의 전제 조건으로 설계하십시오. 기존 방식에 의문을 품는 행위가 조직 내에서 안전하지 않다면, 언러닝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언러닝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 단위'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개인에게만 변화를 요구하는 교육은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합니다. 프로세스, 평가 기준, 보상 체계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 HRD 실무자 스스로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실천하십시오. 교육 설계자가 전통적 교수설계(ISD)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 자체가 언러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언러닝의 성과 지표를 별도로 설정하십시오. 새로운 행동의 채택률뿐 아니라, 기존 행동의 감소율이나 자기 인식 변화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 설계가 필요합니다.
맺음말
지금 우리가 직면한 조직학습의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이 진정으로 민첩해지려면, 새로운 것을 채우기 전에 낡은 것을 비울 줄 알아야 합니다. HRD 실무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묻습니다. 오늘 당신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당연함'은 무엇입니까?
참고 자료
- IBM Institute for Business Value, 「CEO Study: Own Your Impact」 (2023)
- SHRM, 「Workplace Learning & Development Trends Report」 (2024)
- Satya Nadella, 「Hit Refresh」, HarperCollins (2017)
- Chris Argyris & Donald Schön, 「Organizational Learning II: Theory, Method, and Practice」, Addison-Wesley (1996)
- Barry Oshry, 「Seeing Systems: Unlocking the Mysteries of Organizational Life」, Berrett-Koehler (2007)
- Amit Sood & Todd Kashdan, 언러닝 관련 심리학 연구 및 Harvard Business Review 기고 시리즈 (2022~2024)
테크창 연구팀 |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전공심화연구모임
본 칼럼은 AI 보조로 작성되었으며, 수치·출처는 참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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