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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량인데 결과가 갈릴 때, ONA가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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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점수가 비슷한 두 사람을 서로 다른 팀에 배치했더니 한쪽에서만 일이 막힌다면, 무엇을 먼저 의심하시겠습니까. 스킬 매트릭스는 이 차이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조직 네트워크 분석(ONA, Organizational Network Analysis)은 '누가 누구에게 묻고, 그 질문이 어디에서 멈추는가'라는 관계의 구조를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다만 이 글에서 미리 밝혀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ONA는 구조를 보여줄 뿐, 그 구조가 성과를 만들었다는 인과까지 증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왜 지금인가

원격·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협업은 복도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대신 이메일, 채팅, 화상회의 로그에 흔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흔적이 곧 네트워크 데이터가 되면서, '누가 숨은 허브이고 누가 병목인지'를 들여다보는 비용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전수 설문을 돌려야 겨우 얻던 관계 데이터를 이제는 협업툴 집계로 대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측정이 가능해지자 드러난 것이 '쏠림'입니다. Rob Cross와 Reb Rebele, Adam Grant가 Harvard Business Review에 발표한 "Collaborative Overload"(2016)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상위 3~5%의 인력이 가치창출형 협업 요청의 20~35%를 소화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인원 비중과 부담 비중 사이의 이 간격이 이 글이 다루려는 현상입니다.

이 소수가 자리를 비우면 조직의 정보 흐름이 느려집니다. 스킬 매트릭스에는 이들이 '숙련도 상' 정도로만 기록될 뿐, 조직의 연결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숫자로 보는 현황

ONA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공표된 수치 몇 가지가 있습니다. 지식 그래프 칼럼이 다룬 역량 보유 매트릭스가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정리한 것이라면, 아래 지표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이 오갔는가를 측정한 것입니다.

  • Cross, Rebele, Grant, "Collaborative Overload"(Harvard Business Review, 2016): 상위 협업자 3~5%가 조직 전체 가치창출형 협업 요청의 20~35%를 소화
  • Microsoft 「2021 Work Trend Index」: 전 세계 Teams 사용자의 주간 회의 시간이 2020년 2월 대비 2021년 2월 기준 148% 증가
  • Microsoft 「2021 Work Trend Index」: 같은 기간 Teams 사용자 1인당 주간 채팅 발송 건수 약 45% 증가

세 지표는 표본과 방법론이 서로 달라 하나의 추세선으로 합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란히 놓으면 읽히는 것이 있습니다. 협업의 총량은 뚜렷하게 늘었고(Microsoft), 그 협업 요청은 소수에게 몰려 있습니다(Cross 외). 총량이 커질수록 쏠림을 받는 쪽의 부담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것은 두 조사를 겹쳐 읽은 추정이며, 인과를 입증한 자료는 아닙니다. 확인하려면 각 조직이 자기 데이터로 직접 ONA를 돌려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 1. 상위 협업자의 인원 비중과 협업 요청 부담 비중

그림 1. 상위 협업자의 인원 비중과 협업 요청 부담 비중

조직의 3~5%에 불과한 인원이 가치창출형 협업 요청의 20~35%를 받아 내고 있어, 인원 비중과 부담 비중 사이에 네 배에서 일곱 배의 간격이 생깁니다.

단위: %. 출처: Cross, Rebele, Grant, 「Collaborative Overload」(Harvard Business Review, 2016).

항목 비율
인원 비중 하한 3
인원 비중 상한 5
요청 부담 하한 20
요청 부담 상한 35

ONA는 무엇을 데이터로 삼는가

수집 원천: 설문과 로그의 결합

ONA는 크게 두 가지 데이터를 씁니다. 하나는 설문 기반 관계 데이터로, "지난 한 달간 업무상 조언을 구한 사람은 누구입니까"와 같은 문항에 응답자가 동료 이름을 지목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협업툴 로그 기반 데이터로, 이메일 발신·수신과 채팅, 회의 참석 기록을 집계해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자주 소통했는지를 수치화합니다. 설문은 관계의 중요도와 질을 포착하는 데 강하고, 로그는 빈도와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포착하는 데 강합니다. 그래서 두 방식을 함께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네트워크 지표: 중심성·밀도·구조적 공백

모인 관계 데이터는 노드(사람)와 엣지(상호작용)로 이루어진 그래프가 됩니다. 핵심 지표는 세 가지입니다. 중심성(centrality)은 한 사람에게 연결이 얼마나 몰려 있는지를, 밀도(density)는 팀 전체의 연결이 얼마나 촘촘한지를 보여줍니다.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은 서로 연결되지 않은 두 집단 사이를 누가 이어주고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이 개념은 Ronald Burt가 『Structural Holes』(1992)와 후속 연구(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2004)에서 정리한 것으로, 공백을 메우는 위치에 선 사람이 서로 다른 정보에 먼저 닿는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역량 점수가 비슷한 두 사람의 결과가 갈리는 지점도 여기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밀도가 높은 팀에 있어 필요한 정보가 바로 도달하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같은 역량을 갖고도 조언 경로가 한 사람에게 몰린 구조 안에 놓여 답을 기다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다음 절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성과·이탈과의 관계, 그리고 한계

Cross 등의 "Collaborative Overload"(2016)와 Cross의 저서 『Beyond Collaboration Overload』(2021)는 협업 요청이 소수에게 몰리면 그 소수가 병목이 되고 소진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는 공표된 상관계수라기보다 여러 조직의 분석에서 반복 관찰된 정성적 패턴에 가깝습니다.

한계는 분명히 짚고 가야 합니다. 첫째, 중심성과 성과의 상관을 곧바로 인과로 읽을 수 없습니다. 중심성이 높아서 성과가 좋아지는 것인지, 원래 잘하는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몰려 중심성이 생기는 것인지는 ONA 데이터만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제약입니다. 둘째, 로그는 소통의 빈도를 보여줄 뿐 그 소통이 도움이 되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셋째, 국내에서는 기업명과 정량 결과가 함께 공개된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메일·메신저 로그를 인사 분석에 쓰는 일이 개인정보보호와 사내 보안 측면에서 민감하게 다뤄지고, 결과도 익명 처리되는 관행이 있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공개 자료가 없어 추정으로 적어 둡니다.

현장의 변화: 보고된 유형을 재구성한 두 시나리오

아래 두 이야기는 특정 기업의 사례가 아니라, ONA 문헌에서 반복해 다뤄지는 병목과 브리지 개념을 바탕으로 본 칼럼이 구성한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숫자를 포함한 결과도 가정이며 검증된 값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병목 구조입니다. 직원 200명 규모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12명짜리 플랫폼 팀에 역량 평가가 비슷한 A와 B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A는 기술 조언 요청이 자신에게 몰리는 자리에 있고, B는 그 A에게 질문을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 자리에 있습니다. 핵심 프로젝트가 늦어지자 경영진은 역량 부족을 의심하고 외부 교육을 검토했지만, 네트워크를 그려 보니 조언 요청의 절반 가까이가 A 한 사람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인터뷰해 보니 A가 유독 뛰어나서라기보다, 과거 장애 대응 때 한 번 답해 준 이력으로 경로가 굳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필요한 처방은 재교육이 아니라 A의 암묵지를 설계 문서로 옮기고 조언 창구를 여럿으로 나누는 구조 개편입니다. 같은 역량의 A와 B가 서로 다른 결과를 받아 든 이유를 점수표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브리지 구조입니다. 가상의 제조업체에서 영업·생산·품질 세 부서의 질문을 두루 받는 입사 6년 차 실무자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직급은 대리이고 평가 등급도 평범하지만, 그래프를 그려 보면 교류가 거의 없던 영업과 생산을 잇는 유일한 연결입니다. 이런 사람을 공식 지식 허브로 지정하면 암묵적으로만 기대던 연결이 제도화되고, 그가 자리를 비워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유형에서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 지표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인터뷰를 병행해 해석의 오류를 줄이는 일입니다.

시사점: 우리가 갖춰야 할 것

  • 역량 배치가 완벽한데 성과가 안 나오면 구조를 먼저 보세요. 재교육을 검토하기 전에 그 팀의 소통 밀도와 병목 지점을 들여다보십시오. 역할 재배치나 의사결정 경로 조정이 더 빠른 처방일 수 있습니다.
  • 중심성 1위를 곧바로 승진·보상 기준으로 쓰지 마세요. 중심성이 높다는 것은 업무가 몰려 있다는 뜻이지 기여도가 높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과 지표와 교차 검증한 뒤 판단하고, 과부하 신호로 먼저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 설문과 로그를 함께 쓰되 목적을 분리하세요. 로그는 빈도와 패턴을, 설문은 관계의 질을 봅니다. 두 결과가 어긋나는 사람, 예컨대 연결은 많은데 '도움이 된다'고 지목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를 인터뷰로 확인하십시오.
  • 수집 전에 목적과 범위를 구성원에게 공개하세요. 로그 기반 분석은 감시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메시지 내용이 아닌 메타데이터로 범위를 제한하고,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결과를 먼저 공유하는 방식이 신뢰를 지키는 데 유리합니다.

맺음말

역량이 비슷한 두 사람의 결과가 갈릴 때, 단서는 개인의 점수표가 아니라 두 사람이 놓인 관계의 구조에 있을 수 있습니다. ONA는 그 구조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 주지만 인과를 증명해 주지는 않으므로, 인터뷰와 성과 데이터로 늘 교차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주에는 우리 팀에서 "이건 누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말이 가장 자주 향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이름이 팀의 가장 큰 강점이자 가장 큰 위험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Cross, R., Rebele, R., Grant, A., "Collaborative Overload", Harvard Business Review (2016)
  • Cross, R., 『Beyond Collaboration Overload』 (2021)
  • Burt, R. S., 『Structural Holes: The Social Structure of Competition』 (1992)
  • Burt, R. S., "Structural Holes and Good Ideas",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2004)
  • Microsoft, 「2021 Work Trend Index」

테크창 연구팀 |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전공심화연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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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chang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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